언제나처럼 혼자 시냇가 나무 위에서 책을 읽던 어느날 오렐리는 노래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이 맨발로 얕은 물 속을 첨벙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소년은 누군가 보고 있다고는 생각 못 하고 노래를 부르며 느긋하게 걸어와 냇가로 올라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보던 책으로 다시 시선을 돌린 오렐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다시 그쪽을 봤다. 소년은 자루에서 책을 꺼내 펼쳐들었다. 책에 열중하며 때로는 미소를 짓고 때로는 이마를 찡그리는 소년에게서 오렐리는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러다 소년이 고개를 들었고 오렐리의 녹색 눈동자와 소년의 검은 눈이 마주쳤다.
오렐리와 제시는 그 날부터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둘은 나란히 앉아 책을 보고, 서로 본 책의 내용을 함께 나누며 삶의 경이와 신비에 대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들의 만남을 안 다른 엘프들은 화를 냈고, 걱정스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렐리는 200년 가까이 살아온 숲을 떠나 제시를 따라 세상으로 나갔다.
익숙치않은 곳을 떠돌아다니는 삶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시와 함께이기에 후회는 없었다. 오렐리의 녹색 눈동자가 흐려지기 시작한 것은 십 년이 지나고 이십 년이 지나 제시가 더 이상 소년이 아니게 된 후부터다. 제시는 자신만 나이들어가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혼자 남게 될 생각에 오렐리는 더 괴로웠다. 전처럼은 행복하지만은 않은 시절이 이십 년 더 지나가고, 제시는 오렐리의 손을 잡은 채로 죽음을 맞았다.
제시를 묻은 오렐리는 길을 떠났다. 처음에는 무작정이었지만 어느새인가 목표가 생겼다. 더 이상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더 이상은 그런 아픔을 겪지 않을 거라고 오렐리는 맹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을 손에 넣어야 한다. 앞으로도 천 년은 더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설의 오브의 힘을 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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