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검은 계곡의 뱀파이어들 역시 브랜과 인간들에게 상처입은 거트루드의 마음을 다독거려주지는 않았다. 마지못해 받아들여 주긴 했지만 한 번 뱀파이어들을 떠나 인간에게로 갔던 거트루드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뱀파이어는 아무도 없었다. 특히 아이들은 하프 뱀파이어라는 이유로 헤이즐을 괴롭혔다. 자기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운 어머니 거트루드는 헤이즐을 지켜주지 못했다.
낮에는 괜찮았다. 뱀파이어 아이들과는 달리 햇빛 아래 나설 수 있는 헤이즐은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 하지만 밤에는 괴로웠다. 숨기도 하고 싸워 보기도 했지만 많은 아이들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헤이즐의 마음은 미움으로 가득 찼다. 빙 둘러서서 한 마디씩 돌아가며 심술궂은 말을 던지는 아이들, 냉랭한 표정으로 꼬투리만 잡아대는 어른들, 푸념만 늘어놓으며 헤이즐을 거들떠보지 않는 어머니, 전부 다 싫었다. 세상이 다 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쫓기던 헤이즐의 마음 속에서 뭔가 폭발했다. 헤이즐은 자기를 밀어젖히는 손을 난폭하게 밀쳐내고 그 아이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아이들은 갑자기 솟구친 뱀파이어 특유의 괴력보다도 헤이즐의 눈빛과 기세에 겁에 질렸다. 앞다퉈 도망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헤이즐은 검은 계곡에 돌아온 이래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성난 어른들이 들이닥쳤고 어른들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밤새 시달린 다음날 아침 헤이즐은 새벽같이 집을 나왔다. 늘 가던 봉우리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고는 해가 떨어지기 전 계곡을 빠져나왔다. 이 곳을 떠날 것이다. 하지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진 모습으로. 검은 계곡의 그 누구보다도 강한 힘을 가지기 전까지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用翻譯網也無所謂,不過意思要完整,THX!